국민의힘, 요즘 왜 이러는 거야?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정치 이슈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발언이었다.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김 위원장을 고발 조치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언급하는 한 당협위원장에게 “종북 주사파와 협치 불가”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통령실은 나라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원칙을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야당을 겨냥한 말이 아니냐며 반발했다. 연이은 ‘종북’ 논란에 신색깔론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문수 위원장의 논란을 기점으로 정치 평론가들은 국민의힘이 극우화되고 있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는 비단 색깔론이라 말해지는 발언에 국한된 평가가 아니다. 당 지도부의 태도, 대북 정책, 차기 당대표 주자들과 이들의 정책 노선까지 극우 성향이 관찰된다는 분석이다.
그 이유로는 주로 아래의 두 가지가 제시된다.
1. 과거 보수 세력을 견제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내 ‘극우의 귀환’은 이준석 전 대표의 퇴진과 맞물려 본격화됐다. 이 전 대표는 극우 세력과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과거 보수정당의 차별화를 주장했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비대위 가처분 신청 기각, 당 윤리위원회 추가 징계로 퇴출되며 과거 보수 세력과 새로운 보수 세력의 균형이 깨졌다.
이후 자유한국당 시기부터 보수당의 강경 노선을 이끌었던 황교안, 나경원, 김문수가 다시 등장했다. 그중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황 전 총리는 민주당이 크게 승리한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박근혜 탄핵을 부정해 국민의힘 내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황 전 총리의 주장을 옹호하는 이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 당 대표가 되려면 선명한 ‘우클릭’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내년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출마가 예상되는 주자들은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선을 위해선 당원들의 마음을 얻어야만 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잡기 위해 극우 성향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 지지율도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을 소폭 상승시키는 효과가 나오는데, 이를 노리고 핵심 지지층의 성향에 맞는 행보를 보인다는 얘기다. 전술핵 재배치(미국의 핵무기를 남한에 배치하는 것)와 같은 강경 대북 정책이 여당에서 거론되는 것이 그 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