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훈련이 여야 갈등에 또 한 번 불을 지폈다. 지난 30일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훈련은 2017년 마지막으로 실시된 이후 5년 만이다. 훈련 목적은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미일 연합훈련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훈련이 일본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한반도에 자위대가 개입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강한데도 훈련을 강행하는 모습을 지적하며 ‘친일 국방’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연합훈련이 독도 근처에서 이뤄졌고, 일본 해군이 욱일기를 달고 있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다.

대통령실은 “위협을 위해 이웃 국가와 힘을 합친다는 건 전혀 이상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러한 조치에 이재명 대표가 ‘친일’ 이미지를 씌우는 것이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장이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망했으며 일본과 조선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현 정부 들어 한국의 외교는 미국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지만, 쉽사리 중국에 등을 돌릴 수도 없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25%에 달하며, 희토류, 철강, 리튬 등 필수 광물자원이나 에너지자원 역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크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중국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 올해 5월 북한이 ICBM 발사 등을 재개한 데 대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통해 경제 제재를 추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는 함께 미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실상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 안보를 위한 한미일 삼각공조가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북한-중국-러시아의 유착이 강화된다면, 한반도의 안보 위협이 오히려 커질 위험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친일국방’ 논란은 미국, 중국, 일본, 북한을 두고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하는 한국의 외교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한미일 연합훈련을 둘러싼 ‘발언 논란’은 단순한 정쟁이 아니다. 한국 외교가 나아갈 방향성을 두고 두 가지 입장이 대립하는 것이다. 친일과 반일, 종북과 반공… 이번 논란에 따라붙는 표현들은 피로한 과거의 반복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 있는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쟁의 끝에 의미있는 답이 나오길 기대해보자.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크림대교 폭발, 키이우 공습

10월 8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크림대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상징하는 다리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우크라이나에 의한 테러로 규정하고, 키이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실시했다. 10일 G7 국가들은 러시아에 더 강한 경제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국정감사, 또 파행

11일 감사원 국정감사와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국정감사가 연이어 중단됐다. 감사원 국정감사는 진행 순서를 두고 여야가 다투다가 10분 만에 중단됐다. 경사노위 국정감사에서는 김문수 경사노위원장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라고 발언해 국감장에서 퇴장당했다.

한국은행 금리인상 ‘빅스텝’

12일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 억제와 기준금리를 3%로 인상했다. 금리를 0.5%p 인상시키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0.25% 이내로 줄었지만, 다음 달 미국이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측돼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무고 혐의 송치, ‘성접대’ 사실상 인정

13일 서울경찰청이 이준석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성접대 의혹 제기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이 전 대표가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김세의 씨를 고소한 것에 대해 무고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성접대 혐의에 대해 불송치를 결정했던 경찰이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