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경제를 망쳐’ 레고랜드 사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개발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이 큰 혼란에 휩싸였다. GJC는 춘천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2050억 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즉 돈을 빌린 것인데, 여기에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섰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을 서면 채권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이에 따라 GJC의 채권은 최고 신용등급(A1)을 받았다. 그런데 GJC가 만기일까지 빚을 상환할 수 없게 되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돌연 보증 이행 대신 중도개발공사의 회생을 신청했다. 즉, 부도가 난 것이다.
이는 회사 하나의 부도로 끝나지 않았다. 이미 금리 상승으로 시장이 얼어붙고 있었는데,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마저 신뢰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채권 시장 전체로 위기가 확산됐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회사채)이 팔리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의 흐름이 굳어버리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50조 원 이상의 자금 공급으로 유동성 회복에 나섰다. 정부는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를 이어오고 있었지만, 상황이 심각해지자 돈을 풀기로 한 것이다. 사태가 커지자 김진태 지사와 강원도는 뒤늦게 채무 이행을 약속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 전임 최문순 지사의 흔적을 지우려다 걷잡을 수 없는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소속 정당인 여당 국민의힘 내에서도 책임론이 제기됐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취임
영국의 리시 수낙 신임 총리가 25일 취임했다. 연이은 경제 정책 실정으로 물러난 리즈 트러스 전 총리에 이어 선출된 수낙 총리는 과거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2015년 의원으로 선출된 후 7년 만에 총리로 임명됐다.
친기업적, 시장주의적 성향이 강한 수낙 총리는 금리 인상 및 재정 지출 축소 등 긴축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연소인 42세로 임명된 수낙 총리는 인도계 이민자 2세로, 영국 최초의 유색인종 총리다. 영국은 의회에서 선출된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수낙 총리는 다수당인 보수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대통령 최측근’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임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26일 사의를 표명했다.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인 조 전 실장이 4개월만에 사임하자 그 이유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전 실장은 김규현 국정원장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실에 직접 사의를 표했으며, 김 원장은 대통령실로부터 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을 건너뛴 사의 표명을 두고 조 실장이 국정원 내에서 갈등이나 힘겨루기 때문에 사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 도어스테핑에서 조 전 실장의 사퇴가 ‘개인적 사유’라고 일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양곡관리법 개정안 반대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반대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하거나 쌀 생산량이 수요 대비 3% 이상일 때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쌀 과잉 생산이 유발되고 재정 부담이 증가한다며 반대했다. 윤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히자 법안이 통과돼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법사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안건 상정을 보류할 경우 법안이 통과되기 어렵다. 설령 법사위를 거쳐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본회의를 통과한다 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by 에디터 이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