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부터 5박 7일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입니다. 핵심 일정은 26일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이었습니다.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하게 펼치는 중입니다. ‘미국 우선주의’의 본질은 중국 견제입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막아 미국의 패권을 지키겠다는 겁니다. 특히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견제가 강력합니다.

미국은 우방국들도 중국 견제에 동참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첨단 기술의 미국 생산을 유도하고, 중국 생산을 가로막는 법안들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당근과 채찍 앞에서 곤란한 입장이 됐습니다.

반도체과학법

당근🥕: 미국에 설립하는 반도체 제조 공장에게 보조금 지급

채찍✊: 10년 간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 확장 금지, 미국 국방부의 공장 접근 허용, 미국 정부에 회계자료 제출, 수익성이 예상보다 높을 시 미국에 보조금 일부 환수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 규제

채찍✊: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장비의 중국 수출 금지

당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년의 유예 기간 허용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당근🥕: 친환경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

채찍✊: 북미에서 만든 배터리 부품을 50% 쓸 시 보조금 절반 지급, 미국/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한 광물을 40% 이상 쓸 시 나머지 절반 지급

반도체과학법, IRA

이번 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반도체과학법과 IRA의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 대표들(삼성, SK, 현대차)도 동행했습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에게 두 법안의 타격은 큽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이미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입니다.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의 보조금을 받지 못해 가격 경쟁력이 이미 떨어진 상황입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정책에 동참했다가 중국에 경제보복을 당할 우려도 있습니다.

두 법안이 정상회담 의제로 올라오긴 했지만, 구체적인 조건 완화가 결정되진 못했습니다.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는 다소 원론적인 논의만 이뤄졌습니다.

북한 핵위협 확장억제 문서화

회담을 통해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확장억제 강화입니다.

*확장억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핵우산의 구체적 방법. 한국에 직접 핵을 배치하는 대신, 미국이 핵무기 및 재래식 무기로 보복공격을 해주는 것.

양국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방안을 담은 별도의 공동문건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일명 ‘워싱턴 선언’입니다. 한미 정상이 확장억제에 대한 별도 문건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과 한국이 즉시 정상 간 협의를 갖고, 미국 핵무기를 포함한 동맹의 전력을 사용해 대응을 취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핵협의그룹(NCG)’를 창설하기로 했습니다. 핵과 전략무기 운영 계획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하는 작전을 협의하는 기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행 확장억제가 부족하다고 지속적으로 표현해왔습니다. 핵무기 보복 여부를 미국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상황이라 북한 핵 위협을 막기에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땅에 미국 핵무기를 두는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이 직접 핵을 개발하는 자체 핵무장을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미국은 두 방안에 반대하면서, 대신 확장억제에 대한 분명한 신뢰를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선언이 그 결과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두고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 달성”의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대응도 회담 의제로 올라왔습니다. 그간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은 하지만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미국은 러시아 견제를 위해 한국 역시 무기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압박해왔습니다. 회담 결과 무기 지원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배제되지도 않았습니다.

27일 본회의, 여야 합의는 아직

전세사기 특별법은 5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