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는 당의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2021년 5월에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는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자리였습니다. 여기서 송영길 당시 후보는 홍영표 후보를 0.59%포인트 차로 간신히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당선 후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혔습니다. 사무총장에는 윤관석을, 사무부총장에는 이정근을 임명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입니다.

전당대회를 앞둔 시기였던 만큼 송영길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이었다고 추측됩니다.

민주당 당 대표 선출방식을 보면 이런 그림이 그려집니다. 당시 민주당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일반당원 15%를 합산해 당 대표를 뽑았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 투표에서 승리하는 것이 당선의 지름길이었습니다.

대의원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있는 지역위원장을 포섭해야 합니다. 지역위원장은 100명이 넘는 대의원을 밑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위원장이 해당 지역 대의원들 표에 영향을 끼치는 건 대형 정당들의 관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혹이 불거진 초기 민주당, 특히 의혹의 당사자인 윤관석 의원은 검찰의 “정치 수사”라며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공개된 녹취파일의 파장이 끊이질 않자 태도를 바꿨습니다. 17일 이재명 대표는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송 전 대표는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을 뿐 아니라 직접 관여하기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즉시 귀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확답하지 않았습니다.

관련자들이 사법 절차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추적이 어려운 현금이 오갔기 때문에 검찰이 어디까지 입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2008년 한나라당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당 대표 후보였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돈 봉투를 건넨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15년 뒤에도 당내 선거에서 유사한 비리가 일어난 것에 대해 실망을 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더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민주당의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겁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 노웅래 의원의 뇌물수수 의혹 등 비리 논란이 연이어 제기됐기에 돈 봉투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는 더욱 주목받습니다. 민주당은 총선이 불과 1년 남은 상황에서 ‘부패정당’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강경한 대응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풀어나가는 데도 중요하다고 평가됩니다. 물증이 확실한 이번 건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인정하고,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정치검찰의 야당 탄압’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에디터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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