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배상 방법으로 제3자 변제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제3자 변제 방안이란, 사건의 당사자인 일본 기업의 채무를 제3자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대신 변제하는 것이다. 정부는 재단의 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요구해온 일본 기업의 배상과 사과가 모두 빠진 방안이다 보니, 일본의 의도에 따른 굴욕적 외교라는 비판이 나온다. 왜 이런 안이 나온 것일까?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란?

1965년, 한국과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따라 일본은 한국에 3억 달러의 자금과 2억 달러의 차관을 지원했고, 그에 따라 한국은 일본에 대한 배상 청구권을 포기했다. 이후 양국 정부는 해당 협정에서 식민지배 배상에 대한 청구권이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고 개별 피해자의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이에 반발한 피해자들은 일본 법원에 강제동원 기업(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2005년엔 한국 법원에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시작된 소송은 13년이나 이어졌다. 2018년에서야 대법원에서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엔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하며 지금까지 무역 갈등을 이어 왔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내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배상안 구상 당초부터 일본의 피고 기업들은 우리 정부의 기부금 조성 참여 요구를 거부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대로 피해자들에게 조속한 배상을 하기 위해선 제3자 변제가 그나마 가능한 방안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제3자 변제가 법적으로 가능해?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당사자가 반대할 경우 불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어 실현 가능성이 문제되고 있다. 피해자들 중 다수는 제3자 변제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제3자가 법률상 이해관계에 있을 경우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배상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 재단과 일본 기업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기업들의 기부 참여는 확정된 건가?

청구권 협정 당시 수혜를 받은 기업들이 재원 마련에 참여할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에서 경제협력자금을 받은 만큼,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스코 등 해당 기업들은 정부가 요청하면 검토하겠지만, 아직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즉 어떤 기업들이 기부에 어떻게 참여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한일 정부는 배상금 조성은 함께하지 않는 대신 각국 경제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이 함께 ‘미래청년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확실치 않다. 피고 기업은 참여하지 않고 일본 기업들이 언제, 얼마나 돈을 낼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을 강조해 왔다. 대법원 판결이 무역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사건을 종결짓고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결 방안 발표에서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윤 대통령은 4월 일본•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어, 그 전에 문제를 해결해 한미일 협력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일본의 책임을 면책해 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지난 12월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안 검토를 피해자들에게 통보하자, 피해자들은 재단이 주는 보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론의 반발도 거세다. 야당은 이를 근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 53명은 정부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인 한국이 가해자 일본에 머리를 조아린 항복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 판결로 인정됐던 일본 기업의 채무가 사실상 무효화하는 만큼, 행정부가 사법부 판단을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에디터 나무🌳

노동시간 주 52시간 → 주 69시간 개편

정부가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반기·연까지 확대해 최대 주 64시간에서 69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한 주 근로시간이 64시간 이내일 경우 11시간 연속 휴식을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몰아서 일한 만큼 휴가를 길게 쓸 수 있게 하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근로자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선택근로제도 1~3개월로 확대된다.

노동계는 해당 안이 과로를 조장한다고 반발했다. 잔업과 야근을 거부하기 어려운 한국 노동문화에서 정부가 주장하는 긴 휴가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한데, 노동시간을 늘릴 여지만 줬다는 것이다.

제주 제2공항, 이대로 건설?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 전략환경평가에 조건부 동의했다. 사실상 공항 건설에 동의한 것이라 해석된다. 3년 전에는 평가서가 반려된 바 있다. 국토부는 환경부가 요구한 사항을 보완해 빠르면 올해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한편 반대 입장의 제주도민들과 환경단체는 기존 환경영향평가에서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는데도 정권이 바뀌자 통과됐다며 반발했다. 얼마 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동의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역대급 흥행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4~5일 진행된 모바일 당원 투표에서만 역대 최고 투표율인 47.51%를 기록했다. 최종 투표율은 모바일 투표와 6~7일 ARS 투표 합산해 결정된다. 후보들은 각각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론적으로는 투표율이 올라가면 과반 이상의 표가 나오기 어려워, 결선 투표가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