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추앙해요” 라는 대사로 잘 알려진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주인공 가족 삼남매는 매일같이 꾸역꾸역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한다. “어떻게 청춘이 맨날 집에 가기 바빠” 경기도민들이라면 쓴웃음을 짓게 되는 대사다. 경기도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임에 나갔다가 “먼저 일어나 볼게요” 하며 자리를 뜬 적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한창 재밌게 노는데 먼저 빠지려니 아쉽기도 하고, 다들 이해는 해 주지만 사람들 눈치도 보인다. 먼저 집에 가려니 짜증도 나지만, 막차 놓쳐서 택시비로 몇 만 원 깨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어야지.
“나의 해방일지” 등장인물들은 서로에게 자조하듯 말한다. “경기도는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경기도는 처음부터 서울을 떠받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경기도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는 서울의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위성도시와 신도시를 대거 건설하면서 이뤄졌다.
집에 가기 바쁜 경기도 청춘들의 비극도 여기서 시작됐다. 집은 많이 지어놨지만 일자리와 대학은 여전히 서울에 있으니 매일 같이 서울로 출퇴근하고 통학해야 한다. 최근 들어 판교테크노밸리가 조성되는 등 경기도 내 산업, 경제 기반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경기도민들이 ‘노른자땅’ 서울로 출퇴근하기 위해 전철에 몸을 싣고 있다.
2022년 경기도 인구는 1300만 명이 넘고, 수도권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2600만 명이 살고 있다. 지역불균형 문제가 이처럼 심각하지만, 균형발전은 쉽지 않다. 지방에 사람을 모으기 위해 뭔가 만들려고는 하는데 사람이 없으니 만들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안에서도 북부와 남부의 지역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왜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