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건조 에디터입니다.
애증의 정치클럽에서 3년이란 시간 동안 글을 써왔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언론인을 꿈꾸며 가볍게 시도한 실험이 이렇게 장기간 지속되리라 기대하지도 않았고, 그 과정에서 이렇게 다양한 경험으로 이어질 줄도 몰랐습니다. 모두 그동안 지켜봐주신 구독자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애증의 정치클럽 뉴스레터 서비스는 종료됩니다. 멤버들의 일신상의 사유로 레터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그간 부족했던 점들만 떠올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치를 모르기 때문에 애증의 정치클럽을 시작했습니다. 구독자와 함께 공부하는 동료의 입장에서 레터를 써왔고, 저희를 통해 궁금증이 해소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더없이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레터를 이어나갈수록, 사람들을 만날수록 이 일이 요구하는 책임감을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조지 오웰은 글쓰기의 동기 중 하나로 ‘정치적 목적’을 제시합니다.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또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 정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저의 정치적 목적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레터 소개에 늘어놓던 중립, 객관성, 균형이라는 말의 무게가 얼마나 가변적인지 체감할수록 고민은 깊어갔습니다.
질문들의 답을 찾지 못했기에, 고민의 과정 자체를 글에 담아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공부하는 동료이니, 고민을 나누는 것도 학습의 일환이 아닐까 하고요. 저의 혼란이 여러분의 마음에 티끌만큼의 동요라도 일으켰기를 바라면서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가 되지 못함이 매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보고 듣기 위해 애증의 정치클럽을 떠납니다. 언젠가 해결책을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적 목적을 구체화하는 것에 시간을 쓰려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3년의 여정을 함께 해주신 분들을 다시 만나뵙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애증의 정치클럽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지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