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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첫 개각 뜯어보기

지난 3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첫 개각(정부 주요 인사를 교체하는 것)을 시행했습니다. 무려 15명의 인사를 바꾸는 대규모 개각이었는데요. 장관급 2명, 차관급 13명을 교체했습니다.

차관급 인사 중 5명은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입니다. 비서관에서 차관으로 이동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엔 그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아 관심이 쏠립니다.

개각에 담긴 대통령실의 의도는 무엇이고, 새 얼굴의 정부는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요?

교체된 인사 중 특별히 주목받는 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 강경한 대북 정책과 통일부 역할의 축소를 주장합니다.

 (부처 장관은 인사청문회 대상이어서 임명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김홍일 권익위원장

• 검찰 출신으로, 윤 대통령이 임명한 첫 권익위원장입니다. 권익위원회는 고충민원을 처리하고 행정제도를 개선하는 기관입니다.

1️⃣ 국정과제 시동 걸기

집권 2년간, 윤 정부는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통령실 기조를 잘 이해하는 이들을 차관으로 보내 국정 추진력을 얻으려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장관이 아닌 차관을 대거 교체한 것도 같은 이유로 보입니다. 차관은 장관과 달리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어서, 야당과의 공방을 피해 빠른 인사 교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려면 정부의 확실한 성과가 필요합니다. 윤 대통령은 다급한 마음을 드러내듯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을 지적해 왔습니다. 굳이 나서서 일을 하지 않으려는 공직자의 자세를 비판하는 말입니다.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총선보다 국정에 집중하라’는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번에 차관으로 임명된 비서관 출신 대부분이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던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2️⃣ '차관 정치’와 전문성 걱정

허수아비 장관 뒤 실세 차관이 부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책임장관제와 어긋나는 방향입니다.

윤 대통령은 ‘스타 장관’이 대통령보다 주목 받아도 좋다며 장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었습니다. 그러나 부처 장관들과 대통령실이 정책 홍보 과정에서 연신 엇갈리자 책임장관제 기조가 흐려졌고, 차관 중심의 이번 개각이 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통령실 요구를 우선시하느라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들을 보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대통령실 출신 차관 5명 중 발령 부처와 관련된 경력을 가진 이는 1명뿐입니다. 통일부의 경우 25년 만에 부처 외부 인사가 장관을 맡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을 저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부터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이 권력을 사유화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집권 후 ‘이권 카르텔’의 목록은 계속 추가됐습니다. 태양광 사업 비리, 시민단체, 노동조합이 지목됐습니다. 최근엔 사교육 업체가 포함됐습니다. 이렇게 언급된 집단 또는 기관들은 검·경찰, 국세청, 감사원을 동원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마치 카르텔=빌런이라는 공식을 두고 ‘빌런 퇴치’에 나선 듯합니다.

이에 정부의 정책 방향을 거스르거나 비판하는 집단을 모두 ‘이권 카르텔’로 몰아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이 카르텔이라는 말에 꽂혀 오남용하는 것 같다”며 이런 행태가 윤 대통령이 비판해온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이 소속돼 있던 법조계의 카르텔은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 이들도 있습니다. 전관예우로 대표되는 법조 카르텔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줄곧 지적돼왔습니다. 전관예우란 퇴직한 고위 공직자를 업무 관련 기관·기업에 고용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 관례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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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노선 변경, ‘김건희 일가’ 쪽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부동산 이익을 위해서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7년 건설 계획 단계부터 줄곧 동일하던 고속도로 종점지가 올해 5월 갑자기 바뀌었는데, 이 노선 바로 옆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양평군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국토부가 먼저 양평군에 노선 변경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상 규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의 역할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그간 통일부가 ‘대북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남북한의 모든 주민이 잘 사는 통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남북교류 활성화와 이를 위한 대북지원을 우선시하던 기조를 비판한 것입니다. 대신 북한 인권 조사 및 인권 메시지 발신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이러한 기조에 부합하는 인사로 발탁됐습니다. 한편 이러한 접근이 남북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