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월딩은 단순한 뉴스레터 서비스가 아닙니다. 별샛별 디렉터가 공론장과 민주주의의 형태를 실험하는 플라스크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플라스크는 지식 커뮤니티 시에라 소사이어티입니다.
진짜 공론장 만들기
시에라 소사이어티는 델타월딩과 무엇이 다른가요?
온라인 공론장이 무너진 이유는 구심점의 부재에요. 어떤 의견은 위험하다고 말해줄 모더레이터(중재자)가 필요해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누가 모더레이터를 하겠어요. 그걸 자경단처럼 할 수는 없어요. 여론 정치도 위험하거든요. 미디어를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모더레이터 역할을 받아들여야 해요. 그걸 쉽게 표현하면 ’독재’죠. 델타월딩은 우스갯소리로 ‘별샛별 독재’에요.
반면 시에라 소사이어티는 열려 있어요. 기획은 우리가 하지만 피드백이 오면 적극 반영하고, 투표로 결정하기도 해요. 참여자 수가 적고,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서 믿고 할 수 있는 거죠.
델타월딩과 시에라 소사이어티로 민주주의가 어떤 형태로 굴러가야 할지 실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델타월딩은 저희가 글을 써서 보내는 구조고, 시에라 소사이어티는 글이 저희에게 오는 구조거든요. 각각의 특성에 맞는 거버넌스를 구현하고 있는 거죠.
시에라 소사이어티는 외교안보 외의 다양한 주제를 다루던데요.
총 12개의 코스가 있고, 크게 세 가지 주제를 다뤄요. 첫 번째는 역시 외교안보인데요. 일단 국제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정통 외교안보’ 코스가 있어요. ’세계지도 다시 그리기’ 코스에선 매 시즌마다 특정 키워드를 갖고 외교안보를 바라봐요. 지난 시즌에는 중국을 다뤘고, 이번엔 전쟁을 다뤄요. ‘세계, 루트 파인딩’에서는 문지현 한국일보 기자와 함께 이코노미스트를 읽어요. 망원경처럼 전체를 보는 코스죠.
두 번째 주제는 한국 사회에요. 외교와 내치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한국 사회를 깊이 있게 이해하자는 거예요. 지속가능성, 미디어·빅테크, 정책을 다뤄요. 이번엔 중산층을 키워드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해요. 상위 몇 퍼센트가 민주주의를 좌지우지한다는 신화가 있지만, 투표장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은 중산층이에요. 누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지 보려면 중산층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어요.
마지막 주제는 ’나’라는 사람이에요. 내가 없이 세계는 없어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측면에서 창의력 키우기, 글쓰기, 갈등 디자인 같은 코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마법 학교는 내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는 법을 배우는 학교에요. 정보 수집 및 정리(인풋), 문제 해결 역량 강화(연산), 표현(아웃풋)의 3단계로 이뤄져요. 이번 시즌엔 스타트업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했어요. 변화는 결국 문화가 바뀌어야 찾아와요. 한국은 다른 얘기, 새로운 얘기가 나오기 어려운 문화에요. 다르고 새로운 게 늘 옳은 건 아니지만 그런 얘기가 계속 나와야 뽑아서 쓸 수 있거든요. 그걸 연습하는 곳이에요.
어떤 분들이 참여하시나요?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 여성이 조금 더 많아요. 외교안보 전공자가 30% 정도고요. 참여자들 간 공통점이 별로 없어요. 직업군도 거주 지역도 다양해요.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면 막연히 많이 알기보단 정확하게 알고, 나만의 단단한 관점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란 거예요.
자유롭게 의견을 풀어놓다 보면 갈등도 있을 것 같은데요.
거듭 얘기하지만 모더레이터가 중요해요. 어떤 커뮤니티든지 전문가가 함께 있어요. 단순히 유명한 분들이 아니라, 이론과 현장의 경험을 모두 갖춘 분들이에요. 치우쳐서도 안돼요. 나와 다른 의견도 들어야 되고 이것만이 옳다고 얘기하지 않고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올 수 없는 구조에요. 또 돈 내고 오시는 분들이잖아요.(웃음) 온라인에서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말을 여기 와서 하진 않겠죠.
주제가 무겁고 어려울 텐데 커뮤니티 분위기는 어떤가요?
피그마라는 툴을 사용해요. 메모장도 쓰고, 그림도 그려서 공유할 수 있어요. 좀 더 놀 수 있는 느낌이죠. |